‘이전투구(泥田鬪狗)’의 2007年이 가는데……

해마다 ‘새해에는?’하고 좋은 것을 기대하기도 이제는 지쳤나 보다. 어느새 2007年 한해가 가는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四字는 ‘이전투구(泥田鬪狗)’다.
이 時代의 良心이라 불리는 近現代史의 산 證人 중 한분이신 서울 YMCA의 명예총무 오리 전택부 선생께서 “90 넘게 오래 살다보니 별난 일도 다 보는구나. 지금 나는 너무 늙어서 글을 쓸 기력도 없고 또 쓰고 싶어도 꾹 참기로 결심한 사람이다. 하지만 … 참지 못해 이렇게 글을 쓴다. 사람들이 야! 너도 별 수 없구나. 이전투구에 끼어든 개놈이구나! 해도 할 수 없다.” 하시면서 국회의원들의 싸움판을 보며 흙탕 속에서 수백마리 개가 함께 뒤엉켜 사투를 벌이고 있음을 이전투구에 빗대면서 그렇게도 할 일이 없어 싸움만 하는가? 라고 일갈하셨다.
하긴 ‘그 놈의 헌법’이라 대통령이 말했다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그 놈의 헌법으로 대통령으로 당선된 대통령은 무엇인가?
더더욱 이제 12월, 이달 중 다음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코앞에 두고 아래 위 할 것 없이 모두 이성을 잃고 말싸움만 요란하여 우리네 같은 백성들은 지금 갈피를 못 잡고 서성댈 뿐이다. 열두명이나 되는 대통령후보들을 놓고는 무엇을, 어떠한 기준으로, 무슨 잣대로 한 사람을 정해야 할까? 걱정부터 든다.
내가 대통령되어야겠다는 사람들의 동분서주,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이말 저말 퍼대는 것이 하도 많아서 멍하니 서있는 꼴이 되었으니 정말 이전투구 그 판에 휩쓸린 셈이다.
오죽하면 국립 국어원 신조어 사전에 ‘놈현 스럽다(기대를 저 버리고 실망을 주는데가 있다)’, ‘국회스럽다(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열하게 다투거나 날치기 등 비 신사적인 행동을 일삼는 면이 있다)’는 말까지 생겼을까? 어찌 되었건 앞으로 또 5년 동안 우리의 몸과 마음을 이끌어 갈 대통령을 정말 잘 뽑아야 할 텐데… 어서 속히 선거를 후딱 치르고 2007년이 어서 갔으면 한다.
지난달 하순에 일본을 다녀왔다. 일본의 승강기 업계는 지금 한국 승강기 시장의 완전장악을 위한 그래픽 작성에 열을 올리며 나 같은 村老에게도 한국승강기 시장상황을 탐색하는 것이었다.
놀랍게도 그들은 한국건설시장에서 쉴 새 없이 쏟아지는 超高層 建設계획 및 기존 건축 진행사항까지를 세밀하게 수집 통계화하고 있었다. 발표된 각종 신도시 계획이나 APT고층화에 따른 수요 집계 등에 대충 30층 이상에서 100여 층에 이르는 대형건축물에 관한 정보수집과 그에 따르는 초고층용 쾌속 고급 승강기(분속 240미터 이상)의 수요 예측에 따른 천문학적 금액의 쟁취를 위해 매우 역동적으로 대처하고 있음을 보았다.
이렇게 큰 우리 시장에 대해 몰락한 우리 승강기 산업은 뻔히 눈뜨고 손놓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비애를 크게 느꼈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의 승강기 거대 기업에 안방을 내주고는 그나마 억지로 숨쉬는 중소 승강기산업을 안전, 안전을 빌미로 규제 일변도로 지금도 또 규제 법안 개정을 하고 있으니…
2007년이여! 어서 가라. 2008년에는 무언가 나아져야 한다는 막연한 기대감이나마 갖고 승강기 드로잉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