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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게재년월	2013-06

국내 건축시장, 리모델링 강세…관련정책 입안 시급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국내 건축시장, 리모델링 강세…관련정책 입안 시급
부진한 공동주택 리모델링, 공적금융 및 조세지원책 마련해야

지난 4월 3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 윤영선 연구원은 ‘서울시 건축물 유형별 리모델링 추이와 시사점’ 연구자료를 소개하며“국내 건축시장이 신축이나 재건축 중심에서 리모델링으로 흐름이 바뀌면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윤 연구원은 “유형별 건축물 리모델링 추진에 장애가 되는 건축규제를 완화하고 특히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이용가치 향상을 유도하기 위한 금융·조세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전체 건축허가면적([표 1] 참조)은 2002년도와 2003년도 연속 2,700만㎡로 피크를 이룬 이후 큰 폭으로 감소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2007년에는 1,900만㎡까지 상승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급격한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2009년에는 900만㎡까지 떨어졌다. 이후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1,700만㎡, 1,800만㎡ 수준까지 회복됐으나, 여전히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해 크게 감소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 건축물 신축 허가면적([표 3] 참조)은 2002년과 2003년에 2,400만㎡ 수준이었다가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2010년도 이후 다소 회복했으나 여전히 2000년대 초반의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10년~2012년 3년간 신축 허가면적은 1,300만㎡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신축에 비해 리모델링 허가면적([표 4] 참조)은 2008년까지 상승 추세를 보이다가 2009년도 이후 350만㎡대의 안정적인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나, 2002년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으로 증가한 수치다.
[표 5]를 살펴보면 신축 허가면적과 비교한 리모델링 허가면적 규모는 12%~69% 수준에 이르기까지 편차가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같이 연도별로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것은 리모델링 허가면적의 변동보다는 신축 허가면적의 변동이 컸기 때문이다. 윤 연구원은 “신축 사이클은 전체 건축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리모델링 사이클은 비교적 변동폭이 적은 안정적이고 독자적인 패턴을 이어 가고 있다”면서 “이같은 리모델링 시장 추이는 대체로 신축시장과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어 2010년 이후 서울 건축시장은 리모델링은 위축 내지 안정기, 신축은 회복기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2000년대 이후 신축과 리모델링 추세로부터 리모델링이 전반적인 서울시 건축경기 부침에 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2000년대 이후 신축 허가면적이 하향 추세를 이어가는 국면에서, 전체 서울시 건축경기 흐름에 점차 리모델링이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 사이클, 변동폭 적고 안정적 패턴 보여
[표 6]을 통해 서울시 전체 건축허가면적 중 리모델링 비중을 살펴보면, 2002, 2003년은 10%대 초반으로 매우 낮았으나 이후 점점 비중이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2004년 이후 리모델링 비중은 크게 높아져서 2006년에는 43.0%에 이르렀으며 이후2009년까지 40%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리모델링 비중은 다시 낮아져 20%대 전후의 안정적인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건축허가면적에서 리모델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까지 대체적으로 상승 국면을 이어가다가 2010년 이후 다시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으로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시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 특성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2000년대 이후 상업용과 교육사회용 건축물은 리모델링 비중이 신축 못지않게 높은 반면, 주거용 건축물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리모델링 허가면적 중 주거용은 대략 4~8% 수준으로 2012년 4.8%를 기록했으며, 상업용은 가장 큰 비중인 50~60% 수준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65.8%를 차지했다. 교육사회용의 경우엔 전체의 20~40%대로 2012년 24.7%를 점유했으며, 서울시 리모델링 건축물 유형별 비중은 상업용, 교육사회용, 주거용, 기타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주거용 리모델링 허가면적은 2002년, 2003년의 25만㎡ 내외 수준에서 2010년 이후 20만㎡대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거용 건축물의 경우 신축에 비해 리모델링 허가면적은 매우 작게 나타나서 전체 주거용 건축물 건축 허가면적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윤 연구원은 “서울시 주거용 건축물의 리모델링 허가면적이 이처럼 낮은 것은 주거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파트 리모델링 실적이 크게 저조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면서 “그 주된 이유는 시장환경 변화에 부응한 소유주나 건축주들의 의식이 달라 아파트 리모델링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상업용의 경우 서울시 상업용 건축물의 건축허가면적은 2000년대 초반에는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신축 허가면적에 크게 영향을 받아오다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신축과 리모델링의 양분구조 속에서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신축 허가면적과 리모델링 허가면적이 안정적 추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전체 건축허가면적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주거용 리모델링 저조, 여전히 집을 ‘투자가치’로 인식
상업용 건축물의 리모델링 허가면적은 2002년 165.7만㎡에서 지속 상승 추세를 유지해 2006, 2007년에는 각각 400만㎡를 상회했다. 이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200만㎡ 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서울시 전체 상업용 건축허가면적에 대한 리모델링 허가면적 비중은 2002년과 2003년 20% 미만으로 낮았으나 2004년 이후부터는 비중이 크게 상승했다. 2004년 35.5%에서 지속적으로 비중이 올라 2006년과 2007년에는 50%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비중이 다소 하향 추세를 보여 2010년부터는 40%대로 안정세를 유지해오고 있다. 2010년대 이후 서울시 상업용 건축물의 건축허가면적은 신축 : 리모델링 비율이 6 : 4의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윤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서울시 건축물 중 상업용과 교육사회용 등을 제외한 주거용 건축물만 특별히 양적 공급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는 없지만, 정책적인 측면에서 다른 주요 건축물과 달리 유독 주거용 건축물 리모델링만 활성화되지 못하는지에 대한 원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연구원이 분석한 서울시 주거용 건축물, 특히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주된 이유로는 먼저 아파트는 집합주택 특성을 띄고 있어 소유자 동의를 얻는 등 의사결정이 까다롭고 용이치 못해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점과 상업용이나 교육사회용 건축물들은 투자가치 위주에서 이용가치 증진을 위한 리모델링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된 반면, 주거용 건축물 특히 아파트는 여전히 투자가치재로서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결과로 판단된다.
아파트 리모델링 부진 이유가 시장적 요인이 아니라 공동주택 특성과 시민의식 측면에 있다면 이를 시정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활성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만약 정책적 측면에서 이같은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머지않아아파트 등 공동주택 노후화가 시민의 주거의 질을 저하시키고 나아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향후 공동주택 리모델링 정책은 투자가치보다는 이용가치 증진을 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으며 이와 관련된 공적 금융 및 조세 지원책 등을 마련해 시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