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공원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케이블카 설치 급물살
철저한 자체검사 ·꼼꼼한 정기점검 통해  안전‘OK!’

전국에 케이블카 설치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난해 5월 입법예고했던 자연공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자연보존지구 내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있는 길이가 2km에서 5km로 완화되었으며, 정류장도 9m에서 15m까지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전국 주요 명산의 정상부근까지 케이블카 설치가 가능해졌으며, 그동안 지자체들이 추진 중인 장거리 케이블카 설치계획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설악산, 지리산 등 국립공원 20곳 가운데 절반가량인 9곳에서 17개 노선의 설치가 논의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안으로 케이블카 1~2개의 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44곳, 총 158기 삭도…검사팀 4명 전국순회
전국 44곳에 총 1백58기가 설치되어 있는 삭도 시설은 설비 특성상 사고발생 시 매스컴에 쉽게 노출되어 여론의 뭇매를 맞곤 한다. 이에 따라 삭도 설비에 대한 안전검사는 업체 스스로 자체검사를 포함해 수시검사, 정기검사 등 최대한의 안전성을 중시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교통안전공단(이사장 정성호, 이하 공단) 삭도검사팀이 있다. 전기, 기계 전문 검사인력 4명으로 구성된 공단의 삭도검사팀은 체계적인 검사를 통해 전국에 설치된 삭도 설비를 아우르고 있다.
삭도시설의 안전관리는 1978년 제정된 삭도·궤도법(현 궤도운송법)에 따라 설계시 안전도 검사, 설치 완료시 최초검사, 매년 정기검사 등의 검사체계로 구성돼 있다. 운전자의 자격요건은 기계와 전기·전자나 안전관리 분야에 자격을 지닌 자가 운전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안전관리책임자를 업체에서 선임해 안전사고 예방과 시설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선임된 안전관리책임자들은 매일 운행 전 일상점검을 실시하고 분기별로 정기점검을 통해 설비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공단은 매년 1회 삭도종사자 교육, 격년마다 삭도 담당자 공무원 교육을 통해 삭도 관계자들간의 정보교환 및 신기술, 정비 기술력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사고사례를 공유해 유사 사고에 대비할 수 있게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케이블카 검사, 1기당 1.5일 소요
본격적으로 단풍을 즐기는 계절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전국 명산에 설치된 삭도검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특히 지난해 방문객이 3백53만명으로 집계된 설악산은 이달 20일쯤 단풍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설악산의 수려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교통수단인 설악케이블카는 전국의 케이블카·곤돌라 중에서 가장 으뜸인 경치로 유명하다.
설악케이블카는 지난 1971년 설악산 국립공원 내 설치된 국내 첫 관광용 케이블카로 연중무휴 운행되고 있다. 설악케이블카는 해발 700m에 위치한 50인승의 왕복식 삭도로, 공중에 설치한 와이어로프에 차량을 매달아 설악동에서 권금성 승강장까지 거리 1.132km를 운행하고 있다. 지난 2003년 기존 케이블카를 완전 철거하고 오스트리아 도펠마이어사의 최신 기술을 도입, 전자동 시스템으로 새 단장해 운행하고 있는 이 케이블카는 초당 8m로 현재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운행되고 있으며 체감 속도는 초당 12m에 달해 매년 60~70만명이 탑승하는 설악산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지난달 6~7일 이틀간 공단의 검사팀이 설악케이블카의 정기검사를 실시했다. 관광지 특성상 운행중단이 어려워 비성수기인 9월에 맞춰 검사를 하고 있다. 케이블카 1기당 평균 1.5일이 소요되며, 전기·기계 각 1명씩 구성된 2인1조가 투입돼 철저한 검사가 진행됐다.
공단 검사팀은 기계실, 보안장치, 절연저항, 승강시설, 시운전 등 기계식 주차기와 유사한 항목 이외에도 와이어로프와 이를 안내하는 수압삭 장치, 통신시설, 긴장활차, 주행장치 등 총 16개 항목, 36개 세부항목으로 나눠 검사를 실시했다. 이번 검사를 통해 설악케이블카의 안전 규정 준수 여부, 구난체계 및 장비 확보 등 일반적인 안전관리 실태, 선로·정류장 등 각종 시설물과 와이어로프·긴장장치·제동장치·연결장치 등 시설의 주요부분에 대한 안전성 여부를 점검하게 된다.
케이블카에서 가장 중요한 검사는 차량의 운행을 연결해주는 와이어로프이다. 먼저 와이어로프의 직경을 측정해 마모율을 확인하는데, 매다는 와이어로프의 경우 차량을 움직여가며 직경 측정을 해야 한다.
김관호 과장은 “초속 1m의 느린 속도로 운행하는 차량 위에 올라가 일정 지점마다 와이어로프의 직경을 측정해야 한다”며 “지면과 100m 가량 떨어져 있는 차량 위에서 진행되는 검사이기 때문에 안전벨트와 안전모 착용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와이어로프는 총 소선수의 10% 이상 단선되면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직경 측정과 함께 소선의 단선 유무와 부식상태 확인을 위한 검사를 하게 된다. 김 과장은 “케이블카에 설치되는 와이어로프는 직경이 마모되거나 단선으로 교환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대부분의 와이어로프는 굽힘에 의한 피로에 의해 교체한다. 통상적으로 12~15년 주기로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검사팀은 정기검사를 통해 굽힘 횟수 등 피로도를 확인해 사전에 교체예상시기를 알려줘 교체를 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와이어로프가 활차에 감길 때 로프 손상을 방지하고 진동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고무라이너를 부착하고 있다. 차량의 속도가 3.6m/s 이상일 경우 의무적으로 끼워 넣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그 이하도 고무라이너를 끼워 넣는 추세이다.
설악케이블카는 관광용 삭도로 중간에 지주가 없는 타입이다. 지주 없이 로프가 한 방향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강풍에 의한 로프 이탈방지 및 로프간의 꼬임을 방지하기 위한 슬랙(Slack)캐리어의 점검이 필수이다. 슬랙캐리어는 끄는 와이어로프, 평행용 와이어로프를 안내 및 지탱해주고 힘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장치로 설악산에는 한 라인당 2개씩 총 4개가 설치돼 있다.  설악동과 권금성 승강장 내 수삭륜의 손상이나 편마모 및 정렬상태 등의 확인도 중요하다. 정렬이 맞지 않으면 로프가 이탈되어 차량이 추락하는 등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해 검사를 실시한다. 또 시운전을 통해서 기동전류와 운전전류를 측정해 부하 상태를 살핀다. 베어링이 좋지 않으면 저항이 많아져 감속기나 모터가 돌아갈 때 부하가 많이 걸려 전류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시운전을 통해 걸러내는 것이다.
영업 후에는 각 전동기 및 주회로의 절연저항을 측정한다. 컨트롤러, 전선 부분들의 흠집이 쇠에 닿으면 누전이 발생할 수 있기에 사전의 사고방지 차원의 검사이다.
김 과장은 “안전검사에는 책임감이 많이 뒤따른다. 검사 이후에 일어난 사고는 더욱 그렇다”며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현장조사를 실시해 원인분석 자료를 해당업체에 보내주고, 타업체 직원들에게도 사고 관련 정보를 알려줌으로 동일 사고 발생을 방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기술 대응 위해 삭도 설치기준, 고시항목으로 변경
삭도에 적용되는 궤도운송법은 지난해 4월, 궤도운송법 시행령은 지난해 11월, 시행규칙은 올 1월에 전부 개정됐다. 그리고 지난 6월 24일 3개 고시가 일부 개정되었으나 추가적으로 검토되고 있으며, 11~12월 중 개정공포될 예정이다. 김 과장은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조사 결과를 참고해 관련 법규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다”며 “ 신기술 발전이 빨라짐에 따라 지난 2006년에 삭도(궤도) 설치기준을 궤도운송법 시행규칙 항목에서 고시 항목으로 바꾸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상용 구조차량은 현재 설악케이블카에만 설치되어 있는데 실제 법제화되어 지난 6월 24일 변경된 고시에 반영됐다. 변경된 고시에 의하면(궤도시설의 건설에 관한 설비기준 제11조) 차량 하단이 지표면이나 해면에서 100m를 초과하거나 선로길이가 2km를 초과하는 장거리 케이블카의 경우 비상 시 차량에 갇힌 사람이 수동으로 밧줄을 타고 내려오는 등의 방법으로는 많은 인원의 탈출이 시간적으로 촉박하기 때문에 비상차량을 설치해 어떤 조건에서도 강제적으로 신속한 구출을 할 수 있도록 비상장비 장착을 반영한 것이다.
신설케이블카 설치로 최신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설악케이블카는 안전관리팀 4명이 케이블카 시설을 전담 관리하며 자체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와이어로프·브레이크·유압기 등에 관련한 일일점검, 슬랙캐리어·쉬브·휠 등에 대한 주간점검 등 일상점검을 통해 제작사에서 만들어준 점검매뉴얼과 국내 상황에 맞게 적용된 점검 스케줄에 맞춰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천둥·번개·강풍 등 기상이변 시 대처할 수 있는 비상 프로토콜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으며, 신규직원은 반드시 해당교육을 거쳐서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케이블카 운행에 투입될 수 있다.
또한 승무원 및 서비스 교육,  소방·전기·삭도 등의 안전기술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 안전 운행에 힘쓰고 있다. 모든 직원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탈출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김 과장은 “공단의 정기검사는 합격이나 불합격 여부에 대한 검사 수준을 넘어섰다”며 “합격 여부뿐만 아니라 진동 주파수 분석장비 및 열화상카메라 등의 최첨단 검사장비를 이용 설비에 대한 분석 및 진단을 통해 교체시기를 미리 알려주어 사전에 준비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전국의 삭도를 책임지는 검사팀은 장거리 출장이 많아 기계 점검뿐 아니라 교통사고에 늘 유의해야 한다. 그 외에도 최근 벌이나 뱀의 갑작스런 출몰 등 검사원들이 안전 사각지대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김 과장은 “연중무휴로 운행되는 설비가 많아 검사 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설비의 고속화·고소화·고압화 등으로 전기 및 기계를 다룰 때 위험요소 노출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늘 안전점검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스키장의 신설과 관광지의 삭도시설 설치가 활발한 우리나라는 고급화를 선호하는 국내 관광객들 때문에 유럽의 케이블카 제작사들이 주시하는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이번 자연공원법 시행령 규제 완화로 인해 케이블카 설치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어 이에 대한 철저한 안전관리와 검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삭도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국가의 안전관리 기관이 매년 모여서 삭도사고와 안전관리에 관한 이슈들을 토론하는 ITTAB는 세계 삭도 동향을 파악하고 다양한 사례와 신기술 및 전문성을 나누며 삭도검사에 대한 중요한 질의문답이 오가는 자리로써 국내 현업 검사원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문의 : 교통안전공단 궤도(삭도)검사팀 / 전화.  02-376-8405 / 웹. http://www.kotsa.or.kr). 

글 _ 강은신 기자(eskang@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