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작업 중 넘어진 엘리베이터 수리공, 산재 아냐"
엘리베이터 수리공이 폐쇄회로TV(CCTV) 작업 중 넘어져서 다쳤다고 해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고법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이대경)는 엘리베이터 수리업무를 맡고 있는 A씨가 “엘리베이터 내에서 1시간 가량 고개를 뒤로 젖힌 자세에서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했으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CCTV 카메라 초점 조정작업은 A씨가 오랫동안 평소 수행해 왔던 업무였고, 작업자체에 소요된 시간도 30~35분 정도로 장시간의 무리한 작업은 아니었다”고 판시했다. 이어 “근로복지공단 자문의들이 ‘A씨의 뇌출혈은 업무상 재해라기 보다 기존에 내재하던 뇌동맥류 파열로 뇌출혈이 야기된 것으로 보인다’는 일치된 의학적 소견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 발생 무렵 A씨에 대한 근무환경이나 업무량의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거나 업무와 관련한 돌발적이고 예측곤란한 정도의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당시 A씨가 극심한 과로나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A씨는 경북 경산시에 있는 한 사무소의 전기설비기사로 채용돼 근무하던 중 2008년 7월 31일 건물 엘리베이터 안에서 의자 위에 올라가 천정에 설치된 CCTV 카메라의 뚜껑을 열고 렌즈의 초점을 맞추는 작업을 하다 넘어지면서 승강기 핸드레일에 머리 부위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A씨는 머리에 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으며, ‘뇌지주막하출혈, 중뇌동맥류파열, 뇌부종’의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 공단에 요양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해 지난해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특별한 이상 없이 건강하게 지내오던 A씨가 무더운 여름 한낮 좁은 의자 위에 올라가 고개를 젖혀 카메라의 위치를 조정, 육체·정신적 긴장이 있었다고 보인다”며 원고 승소 판결한 바 있다.
Home Intro
고법 "작업 중 넘어진 엘리베이터 수리공, 산재 아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