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주차장 설치 완화…개발사업자 '활짝'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 지정 등 후속 조치 마련 시급

교통혼잡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도심 역세권의 일부지역이 주차장설치제한에 풀려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특별시 주차장설치 및 관리 조례’ 일부개정을 발의한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공석호(중랑제2선거구) 시의원은 “주차장법에는 자동차 교통이 혼잡한 지역에 주차장설치 제한구역으로 지정토록 되었으나, 서울시가 모든 역세권 500m 이내를 교통혼잡 구역으로 지정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규제를 가하도록 한 행정법상 비례의 원칙에도 부합해 개정안을 제출하게 됐다”며 취지를 밝혔다.

지역 여건 고려 없는 획일적 규정, “지역간 불균형 초래”
주차장설치 제한구역은 교통혼잡지역에 설치되는 백화점 등 상업시설이나 업무시설의 부설주차장 설치규모를 일반지역 설치기준의 50% 이내로 제한해 주차수요 발생을 억제함으로써 교통수요를 적정하게 관리하는 교통수요관리정책 중 하나이다.
이 같은 정책은 지난 1995년 서울시가 도입한 이후 현재 부산, 대구, 광주 등이 시행하고 있으며 서울시에서 주차장설치 제한 지역으로 지정한 곳은 1997년 4대문, 신촌, 영등포, 영동, 잠실, 천호, 청량리 등 7개 지역에 이어 지난해 관련 조례를 개정해 용산, 마포, 미아, 목동 등 4곳을 추가했다.
서울시는 2009년 3월에 도심 내 교통혼잡 억제와 대중교통수단 이용 활성화를 위해 ‘서울특별시 주차장설치 및 관리 조례’를 일부개정해 전철역, 지하철역과 환승센터 또는 복합환승센터의 가장 가까운 출입구로부터 직선거리 500m 이내의 지역은 부설주차장 설치를 제한하며 주차수요를 적극적으로 억제해왔다.
하지만 이 조례는 교통상황 등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규정으로 상봉터미널 복합개발사업 및 은평구 응암동 주거복합신축사업 등 그동안의 민원이 적지 않았으며, 동 조례 개정 이후 서울시의회에서도 대규모 공공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농수산물 등의 원활한 유통과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하는 개발사업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주변여건을 고려해 시장이 조정할 수 있다’는 예외규정을 신설하기도 했다.
현재 부설주차장 설치제한 관련 근거법령인 ‘주차장법 시행규칙’에서는 자치단체의 부설주차장 설치제한지역을 ‘도시교통정비촉진법 제42조 규정에 따른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으로서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수단의 이용이 편리한 지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에서는 이를 지하철 또는 전철역 출입구 등으로부터 500m 이내의 모든 지역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으며, 서울시내 지하철역 등이 3백41개에 이르고 역간 간격이 평균 1.09km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현행규정은 부설주차장 설치제한 지역을 과도하게 확대한 측면이 있다.
이에 공석호 시의원은 “이 같은 규정으로 인해 결국 매매나 임대가 어려울 것을 우려한 나머지 신축공사를 포기하거나 연기해 지역간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률적 지정·일괄적 해지 No! 탄력적 적용
이번 조례 개정으로 도시개발구역 내 사업, 택지개발 예정지구로서 제1종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지정된 특별계획 내 사업, 뉴타운 지역, 역세권시프트 사업 지역 등 일부 지역이 주차장설치 제한 구역에서 풀려 혜택을 보게 될 전망이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조례 개정안이 아쉽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서울시정개발연구원과 학계 차원에서도 동 조례안의 일률적인 적용으로 인한 문제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해 오며 합리적인 개선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중간 과정 없이 조례가 사실상 해지되어버린 상황에 전문가들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학계의 한 교통전문가는 “자동차를 가지고 가지 않더라도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좋은 지역은 주차장설치 제한 규제를 강력하게 시행하고, 그러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지역은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탄력적인 방법이 강구되어야 한다”며 “기존의 일률적인 지정도 문제이지만 이와 같은 일방적인 해지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고 내비쳤다. 그는 “이번 개정 조례안은 도심지역의 교통수요관리정책의 틀을 조금 무너뜨렸다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석호 의원은 “발의한 일부개정안은 획일적인 규제위주의 행정에서 탈피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규제를 가하자는 것이다”며 “현재 서울시는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이 없는 상황이므로 동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교통혼잡이 발생되고 있는 지역에 대해서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 지정을 서두르는 등 후속조치를 적극 마련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글_강은신 기자(eskang@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