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공단·인천 남동구 기계식 주차장 합동점검 실시
기계식 주차장 표준 모델 마련 시급
값싼 부품 채용·유지관리 소홀 등으로 ‘방치 주차장’ 많아 

지난달 6일부터 29일까지 교통안전공단 서울지사 안전검사처는 인천광역시 남동구와 합동으로 기계식 주차장 합동점검에 나섰다. 이는 인천광역시 남동구의 요청으로 형식적인 점검이 아닌 전문적인 점검을 통해 주차장 본래의 기능 유지 및 활용도를 높이고자 함이다.
남동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기계식 주차장의 사용실태 및 안전관리에 대한 일제점검을 실시해 용도 외 사용, 물건 적치 등 위법행위를 적발해 시정조치 및 사후관리하겠다”면서 “주차장 본래의 기능을 유지케 해 주차장의 활용률을 높이고 편리하고 안전한 선진교통문화 정착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재 인천광역시에 기 설치된 기계식 주차장은 2011년 12월 기준 총 1,931기(27,011면). 이중 남동구는 312기(5,598면)로 전체의 16.2%(면수비율 20.7%)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남구 508기(5,331면), 부평구 431기(6,613면)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종류별 설치현황을 살펴보면 2단식이 106기(592면)로 가장 많고 다층순환식 77기(1,498면), 다단식 43기(407면), 승강기식 37기(1,396면) 순이다. 남동구에 소재한 7개동의 설치현황은 총 312기(210개소) 중 구월동이 154기(99개소)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간석동 80기(53개소), 만수동 53기(39개소)로, 3개동이 전체의 92%를 점하고 있다.  
이번 합동점검은 ▲기계식 주차장의 용도 외 사용여부 ▲부설주차장 기능 유지 여부 ▲사용(정기)검사 및 사용(정기) 검사확인증 부착 여부 ▲사용(정기)검사 불합격 기계식 주차장의 사용 여부 ▲안전도인증 표식 부착 여부 등 세부적인 내용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점검 결과, 사용(정기)검사 확인증 미부착과 안전도인증 표식 미부착 등 경미한 위반사항 등은 현장에서 시정조치토록 하고, 현장에서 시정조치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시설물 소유자나 부설주차장 관리책임자가 원상회복을 명한 기간 내 조치결과를 증명할 수 있는 사진을 첨부에 구청에 보고하면 된다.
남동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1, 2차 계고를 통한 시정기간을 부여하지만 2차 시장기간 이후에도 원상회복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기계식 주차장 소유자나 관리책임자에게는 주차장법 제29조 및 제32조 규정에 의거해 고발 및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것”임을 밝혔다. 원상회복 명령 1,2차 계고는 3~4월, 고발 및 이행강제금 부과는 5월중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교통안전공단(이하 공단)과 인천광역시의 기계식 주차장 합동점검은 지난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진행된 프로젝트다. 서울지역은 담당자가 부재이거나 잦은 교체로 합동점검 자체가 어려워 인천지역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번 합동점검에 나선 공단 서울지사 안전검사처 정혁 대리는 “몇년간 합동점검을 실시한 결과 단 한 개의 현장이라도 개조해서 본래 기능대로 잘 사용하면 큰 소득”이라면서 “평소 공단은 검사책임이 있고, 지자체는 관리책임이 있어 현실적인 괴리감이 있으나, 이를 통해 대화의 장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 설치된 기계식 주차장의 사용률은 높은 편이다. 특히 승강기방식의 주차타워나 건물 내 설치된 수직순환식, 다층순환식은 건물주 등 발주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원활한 운행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고 방치되는 기계식 주차장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번 합동점검에서도 특히 2단식이나 진입로가 좁은 현장 등의 사용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단식의 경우 유턴해야 진입할 수 있는 현장이거나 L자형, 90도형 등 진입에서부터 난관이 있어 이용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게 공단측 설명이다. 그래도 허가나는 이유는 전면공지 6m 확보와 법적으로 그 어떤 결함이나 하자가 없기 때문이다. 공단 김제권 과장은 “사용하지 않는 주차기에 빨래가 널어져 있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동물 사체 냄새가 나는 현장도 있다”면서 “열악한 진입로 환경이나 턴테이블의 잦은 오동작 등으로 사용하지 않는 주차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실제로는 가입고 상태지만 기기표시판 주차기 입고확인란에 ‘02대’ 등을 표시해 사용하지 않는 현장을 사용하는 것처럼 눈속임하는 곳도 종종 발견된다(상단 우측 사진)”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기계식 주차장을 사용하지 않고 방치되는 경우는 다양하다. 영세회사들이 설치는 해놓고 부품공급이 원활치 않아 지속적인 유지보수의 어려움으로 방치되기도 하고, 최저가 낙찰받은 업체가 표준에 미달하는 모터 등의 주요 부품을 채용해 잦은 고장과 기다릴 수 없는 입출차 시간 등으로 이용률이 낮아져 결국 사용하지 않는 예도 있다.
한 보수업체 직원은 “설치 직후 1~2년 직접 보수하다가 이후 하청업체에 넘겨 손을 떼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주차기 사용이 되지 않아 교체 및 수리비용은 건물주나 세입자가 떠안게 되는 상황에 처한다”고 설명했다. 또 “실제로 기 설치된 기계식 주차장의 절반 가까운 현장들이 유지관리 소홀, 설치 시 초기부터 문제가 생겨 기계식 주차장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고장났을 경우 비용처리 부분에서 건물주와 설치업체, 보수업체, 세입자 간 마찰을 빚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공단 정혁 대리는 “모터 용량을 줄이는 등 공사가격을 낮춰 낙찰받는 현장에서 유지보수 소홀과 고장이 일어나는 것”이라면서 “기계식 주차장 표준 모델 마련이 시급하며, 표준화가 되지 않으면 기형적인 주차기만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지적했다. 정 대리가 제시하는 기계식 주차장 표준 권장 모델은 모터중량 37kg, 감속기 104:1, 파레트 내폭 1.9m 이상, 운반기 플레이트 3.2T 이상, 인버터 45kw이다. 이 외에도 “다층순환식(직접승입식)이나 2단식은 추락사고 위험이 높아 전면부에 도어가 별도로 마련되어야 하며 다층순환식은 최적 상태로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횡열이 8열 이상 넘기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기계식 주차장 사용에서 또다른 문제는 점차 대형화되고 있는 자동차에 비례한 운반기 내폭 조정이다. SUV 차량은 임의적으로 높이 조절이 가능해 수용할 수 있지만 에쿠스 등 대형차량은 내폭이 1.9m 이상이어야 한다. 승강기식이 설치된 인천 남동구 만수동 남동농협의 경우 지난 1996년 그랜저 급 차량 수용을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운반기 내폭을 넓히는 공사를 시행, 6년이 지난 지금 원활한 사용률이 보이고 있다. 또 다른 현장은 사용하지 않고 방치된 2단식을 다단식(3단, 유압식)으로 리모델링해 사용중이다. 공단측은 “유압식은 로프나 체인이 불필요하고 운반기 내폭(2m)이 넓어 운전자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