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교통학회 제66회 학술대회 
교통·주차 관련 140편 논문 발표, 토론의 장 마련
기계식 주차장 등 주차문제 다룬 특별세션 눈길 끌어

지난 17~18일 양일간에 걸쳐 서울 신당동 도로교통공단에서는 대한교통학회가 주최하고 도로교통공단,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후원한 제66회 대한교통학회 학술발표회및 정기총회가 열렸다.
첫째날엔 ‘KTX와 지역경제 발전’ 및 ‘주차문제, 이대로 좋은가’라는 두 가지 주제로 특별세션 2개가 마련되어 심도있는 토의가  이뤄졌으며, 교통계획연구위원회 세션에서는 ‘스마트 카드를 포함한 다양한 자료를 이용한 통행 행태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학술토의가 진행됐다. 교통계획연구위원회 세션에서는 ▲미경험 대중교통수단에 대한 인지특성을 고려한 이용 행태 예측(아주대학교 유정훈 교수) ▲교통카드 자료에 기반한 서울시 복합 대중교통 네트워크 상의 노선선택 행태분석(한양대학교 김익기 교수,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민재홍 선임연구원) ▲스마트카드를 이용한 대중교통 노선선택 모형개발(한국교통연구원 천승훈 부연구위원) ▲SP/ RP 자료를 이용한 개인 성향이 환경친화적 교통 수단 선택에 미치는 영향 분석(연세대학교 정진혁 교수) 등 4가지 주제가 발표됐다.
‘KTX와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특별세션 1에서는 ▲KTX 경제권과 지역발전(한국교통연구원 오재학 선임연구위원, 최진석 책임연구원) ▲지역발전을 위한 KTX 역사 개발전략(성균관대학교 김도년 교수) ▲부전역복합환승센터 개발방안(한국교통연구원 권영종 센터장) 등 3가지 주제가 발표됐고, 특별세션 2는 ‘주차문제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주차단속의 실태와 전망(홍익대학교 추상호 교수) ▲서울시 주차현황 및 관련법 제도(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창 연구위원) ▲기계식 주차장 문제점과 개선방안((주)동성엔지니어링 이홍범 부사장) ▲지역주차정보 협력관리 현황 및 방안(국민대학교 박준석 교수) 등 4가지 주제가 발표됐다.
18일에는 교통계획, 교통안전, 교통운영, 교통물류, 지속가능 및 환승 항공, 도로, 교통류 이론 및 모형 분야에서 총 116편의 수준높은 학술 논문이 발표되는 일반 세션이 마련됐으며, 26편의 논문은 장소와 시간 제약을 고려해 포스터 세션으로 편성됐다. 다음은 이번 행사에서 다루었던 내용 중 교통 및 주차 관련 발표 주제를 요약한 것이다.

교통카드 자료에 기반한 서울시 복합 대중교통 네트워크 상의 노선선택 행태 분석 = 한양대학교 김익기 교수는 이번 논문의 연구 동기에 대해 “기존의 대중교통 노선배정 기법은 현실적인 통행 행태 설명력이 부족해 정책분석에 많은 한계성을 보이고 있다”며 “버스노선과 정류장 그리고 도시철도 노선과 역을 포함하고 있는 대규모 복합 대중교통 네트워크 분석이 가능한 집합화 방법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교통카드 정류장 코드의 위치적 집합화와 복합 대중교통망, 누락 및 비논리적 교통카드 자료의 제거와 수정을 반복한 결과, 서울시의 경우 오전 첨두율이 오후보다 높고 기간은 짧으며 모형으로 산정된 이용비율은 관측된 이용비율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연구한 결과 대중교통 수단과 노선선택 행태는 시간대별, 통행거리, 장애인 및 노령계층과 같은 신체적 제약에 따라 차이가 있다”면서 “정시성 정도를 나타내는 총 차내시간에 대한 도시철도의 차내시간 비율이 경로선택에 주는 영향은 장거리 통행보다 중거리 통행에서 오전 첨두보다 다른 시간대에서 더 크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주차단속의 실태와 전망 = 자동차 보유대수는 1,800만대를 넘었지만 주차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건물 내 주차하면 비싼 주차비 때문에 이면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한 지 오래이며 초보 운전자인 경우 대물사고도 종종 발생한다. 도로소통에 영향을 주고 있고 도시계획적인 측면에서는 오픈 스페이스를 잠식하는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운영측면에서 살펴보면 단속인원이 부족하고 스팟(Spot) 단속으로 인한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홍익대학교 추상호 교수는 진단하고 있다.
2011년 1월 현재 서울시 주차단속인력은 1,393명, 단속장비는 CCTV 1,537대 등이며 서울시는 왕복 6차로 이상, 자치구는 왕복 6차로 미만을 단속구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버스터미널, 어린이보호구역, 자전거 전용도로를 단속강화지역으로 지정하고, 전통시장과 화물차조업장소, 공휴일 도심 등은 단속와노하지역으로 지정해 단속을 진행중이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백개 희망씨앗’ 정책으로 점심시간 주차할 곳이 없어 손님을 받을 수 없는 가게를 중심으로 주차단속을 완화하는 지역도 물론 있다. 현재 주차단속 주체는 시구 등 지자체이며 도로교통법에 따라 주차위반 또는 견인대상 차량에 스티커를 발부하는 인력식 단속과 CCTV 카메라로 단속하는 기계식 단속으로 이루어진다.
현행의 주차단속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추 교수는 “정차는 5분 이내로 정하고 있으나 7분으로 완화해 시행하는 자치구도 있어 논란이 일어나기도 한다”면서 “형평성 외에도 행정관리주체의 다원화, 고급차 및 대형차는 견인을 기피하는 불법주차견인의 형평성 문제 등도 거론된다”고 설명했다.
주차위반 단속의 개선방향에 대해 추 교수는 ▲무인단속카메라 확대 및 자동화 ▲불법 주정차 정도에 따라 상시 및 수시단속 구역을 지정하는 단속지역의 차등화 ▲교통소통 상황에 맞게 가로변 상가의 경우 도로변 주차 허용 ▲주차단속요원의 적정 단속범위 지정 및 단속장비의 첨단화 등을 꼽았다. 이 외에도 선진국에서 많이 채용 중인 자동차 바퀴 잠금장치를 도입하고 불법 주정차 단속 안내 및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교통소통 정도에 따라 단속과 주차시간대를 조정하고 단속 이외의 주차시설 공급을강화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추 교수는 “증가하는 자동차 보유대수에 비해 부족한 주차면수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므로, 주차단속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차공급과 주차수요관리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갈음했다.

기계식 주차장 문제점과 개선방안 = 2011년 12월말 현재 국내 설치된 기계식 주차장은 총 52,969기(564,355면)로 기수로는 2단식(33,066기)이, 면수로는 승강기식(160,624면)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한 해 신규 설치물량은 총 658기(14,167면)로 2010년(600기, 12,566면) 대비 소폭 늘어난 수치다.
(주)동성엔지니어링 이홍범 부사장은 “현재 기 설치된 기계식 주차장을 평지에서 만들려면 총 28~32조원이 필요하다”며 “승강기식 16만면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8~9조원이 소요되며, 2단식 135,000여 면은 약 7조원 정도의 예상이 투자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기계식 주차장 관련 법규는 지난 1990년 12월 24일 주차장법시행규칙 제2조 주차장의 형태에 ‘기계식 주차장’을 명시했으며, 제6조에서는 노외주차장의 구조 및 설비기준에 기계식 주차장 기능을 명시했다. 따라서 기계식 주차장으로서 일반 노외주차장의 설비와 동등 또는 그 이상의 기능을 발휘하는 시설을 기계식 주차장으로 인정키로 했다. 이 법규가 만들어지기 1년 전인 1989년에는 서울시 25개 각 구청에 기계식 주차타워 1기씩 설치했으나 이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아 모두 철거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1993년 8월 기계식 주차장 설치 및 인정에 관한 규정을 고시해 정부가 인정한 기계식 주차장치는 최초로 설치되는 1기만 검사 후 계속 설치가 가능토록 했으며, 1995년 12월에는 주차장법에 기계식 주차장을 규정해 전문검사기관의 심사를 통한 안전도 인정을 받도록 하고, 설치 시 사전 사용검사, 설치 후나 사용 중 정기검사 제도를 도입해 사용검사 후 2년 이내에 정기검사 및 운영 중 매 2년마다 정기검사를 받도록 했다.
이후 1999년 주차장법을 개정하면서 안전도 인정 취소제도를 명시했으며 2000년에는 기계식 주차장 철거시 시군구청장에 신고토록 개정했다. 2003년 12월에는 안전도 인정 권한을 건교부장관에서 시군구청장으로 이양하고, 안전도 인정 취소시 인정서 반납조성을 명시했으며, 기계식 주차장 보수업 등록제도를 신설해 2011년 현재 등록된 보수업체 수는 850개 업체에 달하는 규모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같은 법령 개정에도 불구하고 기계식 주차장 업계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기계식 주차장은 사용 중인데 차량재원이 맞지 않아 주차가능한 차량이 한계가 있는 현장이 많고,  비전문 관리인을 배치해 잦은 작동미숙으로 오작동과 고장을 일으켜 상당수 건물 운영이 중단된 곳도 많다. 이 부사장은 “기계장치에 대한 두려움과 이용 불편이 이용률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2단식 주차장의 경우 설치 후 사용하지 않고 정기검사만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주택가 공지를 활용한 기계식 주차장이나 안전관리인을 배치해 적정하게 관리하는 기계식 주차장 등 선진현장을 찾아다니며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부사장이 제안하는 기계식 주차장 개선방안은 ▲기계식 주차시설에 대한 이용실태 전수조사 ▲검사제도 보완 및 성능시험제도 도입 ▲안전관리 교육이수제도 도입 등을 통한 기계식 주차장 관리자의 자질 향상 등이다.
이 부사장은 “전수조사를 통해 운영이 곤란한 시설은 과감한 교체나 시설을 폐기해야 하며, 현행 정기검사 제도에서 판정단계를 여러 부분으로 세분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면서 “또 현행 제도는 보수업체가 보험에 의무가입토록 되어 있으나 실제적으로 사고발생시 건물관리인이 거의 보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보험가입 의무자를 주차시설 관리업체로 변경하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 밖에도 ▲관리인에 대한 교육제도 도입 ▲기계의 안전점검 강화 ▲정비 중 안전사고 방지대책 강구 ▲주차가능 차량 및 검사결과 표기 ▲주차기기 내 진입한 경우 안전등 표시 및 비상벨 가동 등 구체적인 안건을 내놓기도 했다.

지역기반 주차정보 협력관리체계 = 지역기반 주차정보 협력관리체계란, 독립적으로 각자의 주차장만 정산 관리해오던 기존의 주차장 시스템에서 벗어나 주차장(공영 및 민영 등 전국적으로 산재한 주차공간) 간의 주차정보와 결제정보 등을 지역기반의 협력관리 및 관제 차원에서 제어하는 체계를 말한다.
국민대학교 박준석 교수는 “이 시스템은 사용자 지향의 유저 인터페이스와 주차장 최적 경로 서비스, 교통 정보 서비스, 요금 통합 결제 서비스 제공 가능한 체계가 필요하며 스마트폰과 KIOSK, DID, ARS 서비스, FM 서비스 등을 통한 주차정보 협력관리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차정보 관련 주요 해외동향을 살펴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시에서는 코인 주차 미터기에서 스마트 미터기로 교체하는 ‘SF Park’ 프로젝트를 시행해 다양한 부가기능의 스마트 미터기를보급해 운전자들의 불편 해소 및 주차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스마트 미터기는 주차정보를 도로전광판과 스마트 폰으로 확인 가능하며, 코인, 신용카드, 충전식 주차카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다. 또 주차공간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요금을 부과하며 운전자에게 주차공간과 주차시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Park 24 그룹은 시간제 주차장인 ‘Times’를 중심으로 새로운 교통 인프라의 담당자로서 일본과 한국, 대만 등에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설치된 시간제 주차장 ‘Times’의 운영건수는 10,621건, 운영면수는 352,613면이며, 설치 후 노상주차와 교통 사망자수가 감소됐으며 택배 및 트럭 수송시간이 단축됐다는 게 일본 경찰청과 국토교통성 자료에 따른 박 교수의 전언이다.
이에 반해 국내는 아직 이 같은 시스템 정착에 대한 준비가 미비하다. 경기도 고양시의 경우 주차수요를 처리할 수 있는 주차장이 킨텍스 권역과 호수공원 권역, 백석역 권역 등 3개 권역으로 나누어 있으나, 만차 여부 제공 불가, 출차시 병목현상, 긴 요금정산 소요시간, 출차시 차량도로 진입의 시야확보 어려움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차량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고 주차의 분산 유도, 지역 주차장에 대한 통합관제, 병목현장 방지, 신속한 주차권 발급 및 요금정산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박 교수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