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시장 지각변동, 중국이 몰려온다

기술력 ↑, 품질 ↑…세계 승강기 대세는 중국!
글로벌 인증 탑재한 中승강기, 세계 승강기 시장 공략 ‘Right Now’

세계 승강기의 경연장을 방불케 하는 ‘China World Elevator Escalator Expo 2010’ 박람회가 지난달 21일부터 24일 나흘간 중국 하북성 랑팡시에서 개최됐다.

미쓰비시, 도시바, 후지텍, 히다찌, 코네, 지멘스, 펄마토 등 세계 엘리베이터 메이저 기업들의 총 경연장이 되기도 한 이번 전시회는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10여 국가에서 5백여 기업 이상이 참가, 소리 없는 마케팅 전쟁을 펼쳤다. 물론 올림픽 특수로 성황리에 진행된 지난 전시회에 비해 이번 전시회가 일부 메이저 회사들의 불참 등 규모면에서 약 20% 이상 감소했지만 세계 최대의 엘리베이터 박람회라는 점에는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전시장을 찾은 한국 엘리베이터 업계 관계자는 “전시회 규모 및 참가품의 품질, 참가기업 수준 등으로 봤을 때 이미 중국은 세계 승강기 시장의 핵심으로 성장했다”며 “세계 승강기는 중국으로 통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라고 내비쳤다.
참관객의 반응처럼 이번 전시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신기술 동향 및 디자인미의 강세가 아닌 중국 제품 품질의 질적 향상이다. 일찍이 한국보다 먼저 글로벌 안전기준인 유럽의 EN코드를 적용해 온 중국 제품의 축적된 기본기가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내 유입된 다국적 기업이 중국 승강기 제조물량의 약 80% 이상을 점유하며 기술 선도를 하고 있지만, 중국은 EN을 베이스로 한 생산, 설비 등의 기술이 우수한 수준에 올라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잘 갖춰진 기본기는 향후 세계 승강기시장에서 선도적인 국가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과는 달리 중국 내 유입된 다국적 기업은 법인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 시장은 기술 및 생산적인 면에서 더욱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을 찾은 한국 측 관계자는 “내수기준과 수출기준이 다르면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기준을 조기에 통일해 향후 세계 승강기시장에서 성장할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미 중국은 그동안 독일 인터리프트 전시회 등 해외 전시회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유럽시장의 문을 계속 두드리고 있으며, 전 세계 승강기 신규설치대수 47만여 대의 40%인 19만여 대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입김을 유럽에서는 간과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에 중국은 탄탄한 OEM 비즈니스를 통해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을 갖춰 세계 각지에서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토린사에서 선보인 420m/min용 TM은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 제품은 중국 로컬 업체 중 최고 속도를 자랑하고 있으며, 현재 테스트를 마치고 올해 중으로 시판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처럼 이번 전시회는 중국 승강기시장의 고성장세를 살펴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는 것이 참관객들의 중론이다.
 
내수기준·수출기준 동일한 中…글로벌 경쟁력 ↑
이에 본지에서는 제조업, 보수업, 부품업, 검사기관 등으로 구성된 전시회 참관단 70여 명과 함께 이틀간 북경 랑팡 전시회를 방문해 중국 엘리베이터 시장의 고성장 흐름세를 직접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전시회 역시 디자인미를 강조한 제품이 대거 출품했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엘리베이터 포화상태는 비단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국내 승강기업계에서는 신규시장보다 유지보수시장에 초점을 맞춰 고품격화·세련미를 갖춘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추세다.
이를 반영이라도 한 듯 이번 전시회에서도 엘리베이터 내·외장재, 동기모터, 카 버튼 등 엘리베이터 부품 분야에는 디자인미를 강조한 제품들이 대거 출품됐다.
한국 기업의 참가도 눈에 띄었다. 매 전시회마다 참가를 하고 있는 해성산전과 올해 첫 참가를 한 나우테크는 주력 제품인 권상기 및 동기모터 등을 출품해 연일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나우테크는 한국 보다 먼저 중국 전시회에서 권상기 신제품을 선보여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사기도 했다.
나우테크의 송유대 이사는 “제품의 호응이 굉장히 좋다”며 “국내에도 곧 선보일 권상기 신제품을 통해 중국 및 전 세계 승강기시장을 타깃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를 위시한 원형도어 및 스윙도어, 덤웨이터, 2중 조속기, 도어오퍼레이터, 자동도어 등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인 이번 전시회는 성황리에 개최됐다는 내·외부평가가 이뤄졌다.
중국 승강기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승강기시장은 과거 다국적 기업만의 고유 브랜드 마케팅 전쟁에서 급성장세를 이룬 중국 로컬업체의 고유 브랜드도 동참한 상태다”면서 “현지업체와 다국적 기업간 선의의 경쟁으로 중국 승강기시장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글 _ 이재현 기자(jhlee@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