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차원에서 승강기산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다면.

우리 도가 승강기산업에 대해 갖는 관심은 각별합니다. 현재 경상남도에는 국내 최대의 승강기업체인 오티스엘리베이터가 창원에 있으며, 수도권 다음으로 승강기 수요가 많은 곳도 경상남도입니다. 또한 승강기 수출을 위한 대규모 항만을 가지고 있으며, 거대 조선소가 집적되어 있어 선박용 승강기의 메카이기도 합니다.
우리 도는 조선뿐만 아니라 자동차, 항공, 정밀기계, 로봇 등 승강기의 주요 요소인 전기, 전자, 기계 계통에서 국내 최대의 생산능력과 기술이 집적화되어 있는 곳입니다. 따라서 국내 어디서든 승강기산업의 집적화를 통해 발전을 도모한다면 이곳 만큼 좋은 여건을 갖춘 곳은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하지만 수도권에 비해 다소 멀리 떨어진 거창군의 지리적 요건을 승강기 업계에서 문제로 꼽고 있는데요.
경상남도에 위치한 마산과 창원에는 승강기산업에 필요한 전기·전자·기계 산업이 밀집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곳과 인접한 거창군은 해당 산업기반과의 공유가 가능하며, 상대적으로 산업시설이 낙후된 경남 서북부에 위치하므로 산업단지 비용도 최소화하고 지자체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승강기산업 관련 업체들이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영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업체들을 집적화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산업용지도 헐값에 제공할 수 있고, 물류비 지원은 물론 세제해택도 줘야 합니다. 이 모든 지원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경남서북부가 최적이라고 봅니다.

승강기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국내 승강기산업 비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올해로 1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승강기산업은 설치대수 세계 8위, 신규설치부문 세계 3위 등 승강기 강대국으로 10년 전만 해도 국내 승강기 기술이 선진국과 어깨를 겨룰 정도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IMF 이후 국가적으로 보호받지 못한 승강기산업은 현재까지 하향세를 띄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던 차에 거창군과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그리고 승강기 업계가 침체된 승강기산업을 진흥시킬 거대 프로젝트를 붐-업 방식으로 구상하고 실천하는 것에 대해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에서의 승강기산업은 단순한 수송시설이 아닌 첨단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자기부상열차와 같은 자기부상식 승강기가 개발되고 있고, 미국과 일본에서는 우주 발사체를 대신할 우주엘리베이터 연구까지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1백층 이상의 초고층빌딩이 8개나 건축될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승강기 산업은 미래 고층화 사업의 동맥이 될 수 있는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하루 속히 첨단 승강기산업 기술을 확보해 선진국을 따라잡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승강기산업의 진흥을 위해 경상남도가 지원할 수 있는 시책이 있다면.

이미 경상남도는 승강기산업의 진흥을 위해 나름대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 도는 승강기산업밸리 프로젝트를 경남테크노파크를 통해 도 차원에서 검토 수립하기 위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했습니다.
데이터를 토대로 지식경제부로부터 사업 지원을 위한 R&D지원센터 설립을 요청·승인받아 올해부터는 관련기관을 통해 국비를 지원받아 센터 설립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우리 도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기업 육성자금 지원 규모를 지난해 4천3백억원에서 올해 5천4백억원으로 확대하고, 공동도급 지역업체 참여 확대 비율을 40%에서 49%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또한 지역전략산업 및 지방과학기술 육성을 위해 기계·로봇산업 육성, 지능형 홈 융합산업 기반 확충, 첨단 의생명 테크노타운 조성, 경남과학연구복합파크 건립 공사와 같은 위상으로 거창승강기산업밸리 조성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거창군이 추진하고 있는 집적화 단지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각종 행정 조치들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할 것이며, 밸리의 핵심 축으로 개교되는 한국승강기대학이 조속히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입니다.

앞서 말씀하신 대로 한국승강기대학이 거창군에 설립되었는데요. 어떠한 의미로 보시는지.

승강기대학의 컨셉은 몇 가지 측면에서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롤 모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승강기대학은 허울뿐인 산학연의 공허한 외침이 아니라 그 자체가 산학연에 의해 탄생한 최초의 대학입니다. 이 대학은 산업계가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학과와 인원만을 모집해 학생들을 100% 취업으로 연결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학들이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개념을 완전히 배제하고 덩치만 키워나가는 데 비해 이 대학은 취업을 사고의 중심에 두고 모집인원을 산출하는 아주 현실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대학이 표방하는 글로벌 컨셉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 단 하나라는 희소성을 무기로 국내 기술 인력을 전 세계 승강기 시장으로 확산시켜 국내 승강기 산업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글로벌 컨셉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대학 신설이 불가능한 형편에서 교육과학기술부가 승강기대학의 인가만을 허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승강기대학은 비록 작지만 향후 세계의 승강기 업계에서 탐내는 우수한 인재를 길러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