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제품, 공공구매 대폭 확대
경쟁입찰 의무화, 구매목표 비율제 시행
직접구매 대상품목으로 ‘승강기’ 포함돼
게재년월 : 2006년 2월호

올해부터 정부가 지정한 제품에 대해서는 중소기업들만이 참여하는 경쟁입찰이 의무화된다. 중소기업의 수주 기회가 확대되며 공공구매 제도의 효율성과 투명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청(청장 김성진, 이하 중기청)은 지난해 12월 2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중소기업진흥 및 제품구매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구촉법)’ 시행령 개정안이 확점됨에 따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세부운영 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공공조달시장에서 중소기업의 수주 기회가 대폭 확대돼 실제 생산활동과 기술개발에 전념하는 중소기업에게 실질적인 지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부운영 방안의 기본방향은 공공구매력을 중소기업의 판로지원과 경쟁력 강화 정책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으로,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 의무화 ▲공사용 자재 직접(분리) 구매 제도 도입 ▲중소기업 제품 구매목표 비율제 도입 등 중소기업 제품의 공공구매가 실질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다.
또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 참여자격 강화 등을 통해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산활동 및 기술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는 건설한 불특정 다수의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밖에도 계약이행능력 심사제를 도입,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서 지나친 경쟁을 방지해 공공기관 납품기업의 경영안전과 품질향상을 유도하고 있다.
다음은 세부운영 방안을 ▲중소기업의 수주 기회 확대 대책 ▲경쟁력 강화 정책 위주 공공구매제도로 전환 ▲공공구매 제도의 효율성과 투명성 강화 등으로 나눠 살펴본 것이다.

중소기업 수주 기회 확대 대책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 의무화 제도 : 이는 시행령 개정에 따라 지난달부터 시행되는 공공 조달시장의 중소기업 수주 기회 확대를 위해 송풍기, 교통신호등, 공기밸브 등 정부가 지정·고시한 1백11개 품목을 중소기업간 경쟁 의무화 품목으로 지정,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을 의무화시키는 것이다.
품목 지정은 개별 품목별로 검토한 후 관계부처간 협의 및 중소기업자간 경쟁제도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23일 확정한 것으로, 기존 중소기업간 경쟁제품과 단체수의계약 지정 제외 물품을 중심으로 지정했다.
여기에 공공시장 규모가 적거나 경쟁 대기업이 없고 관련 중소기업도 소수인 경우와 중소기업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거나 분리발주가 불가능한 물품의 경우는 제외시켰다. 올해 단체수의계약 대상에서 제외가 확정되는 물품은 별도 지정했다.
이 제도는 지난 1995년부터 시행되어 왔으나 권장사항에 지나지 않아 2004년에는 1백29개 품목이었지만 5천8백억원 규모에 그치는 등 실질적 효과는 미미했었다.
■공사용 자재의 직접구매대상 품목 지정 : 공사예정가격 기준으로 일반공사 20억원 이상, 전문공사 3억원 이상의 공사를 발주하는 공공기관은 직접구매 품목으로 지정된 단일자재 추정가액이 3천만원 이상(에너지 합리화 및 친환경상품 등의 경우 1천만원 이상)인 주요자재를 직접 구매해 관급자재로 지급하도록 했다.
대상공사의 규모는 전체 공공공사 발주금액 58조원 중 75.%에 해당하는 43.9조원이며 전문공사의 경우에는 총 2.3조원 중 1.3조원(63.1%)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 대상품목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추천을 받아 승강기를 비롯해 송풍기, 열교환장치 등 80개 품목이 지정됐으며 관계부처간 협의 및 중소기업자간 경쟁제도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했다.
그러나 공공공사를 수주한 대기업 건설사 등이 자재생산 기업을 대상으로 무리한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할 경우 자재생산 기업들의 품질 저하와 경영 애로를 초래할 수도 있으며, 중소 건설사의 경우에도 자재대금 결제조건을 매우 불리하게 설정하고 건설사의 부도·폐업 등의 경우 중소 자재업체의 연쇄 부도의 문제점도 상존하고 있다.
■공공기관 중소기업 제품 구매목표 비율제 시행 : 이제 주요 공공기관들은 매년 중소기업 제품 구매목표 비율을 설정해 이행한 후 그 실적을 보고하고, 올해 중소기업 제품 구매목표 비율은 50% 이상으로 설정, 중소기업 물품 구매액의 5% 이상은 기술개발 제품으로 구매하도록 목표비율을 설정했다. 목표비율에 미달되는 기관은 중소기업청장과 별도 협의를 거쳐 비율을 재설정해야 한다.
올해는 재경부, 검찰청 및 공정위 등 정부기관 20개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2개 정부투지기관을 추가해 총 1백20개 공공기관이 대상이며, 올 한해 중소기업 제품 구매비중은 총 구매 84조원, 중소기업 구매 56.5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2003년 총 구매 74.2조원, 중소기업 구매 46.9조원, 지난해 총 구매 76.8조원, 중소기업 구매 53.5조원에 비하면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중기청은 지난해 7월부터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제품에 대한 성능인증과 성능보험제도 및 구매자 면책제도를 도입해 시행한 바 있으며, 이번 시행령 개정에서 기술개발 제품의 구매목표비율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기술개발 제품 구매가 대폭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쟁력 강화 정책, 공공구매제도 전환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 참여자격 강화 : 정부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을 “직접 생산(물품)·직접 제공(용역)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중소기업만이 중소기업간 경쟁입찰에 참여를 허용해, 단순 공급업체가 수주 이후 하청생산, 저가 수입제품 및 대기업 제품을 납품하는 행위를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규모별 경쟁제도를 도입, 지나친 경쟁으로 소기업 미만의 영세기업 수주 기회 축소가 우려되는 품목의 경우에는 소상공인과 소기업, 중기업으로 구분해 규모에 따라 입찰 참여 제한범위를 설정하도록 했다.
올해에는 배전반과 CCTV 등 8개 품목에 대해 우선 시행하되, 관련 조합에서 입찰참여 제한 범위를 정해 이달 조합 정기총회 승인을 거쳐 신청하면 검토해 지정·공고할 예정이다.
■계약이행능력 심사제도 도입 : 공공기관은 중소기업청장이 정해 공고하는 ‘계약이행능력 세부심사기준’에 따라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서 낙찰자를 결정, 최저가 낙찰제에 따른 지나친 가격경쟁을 방지해 안정적인 가격을 형성하고 적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입찰금액 10억원 미만과 이상으로 계약이행능력 심사기준은 입찰금액 10억원 미만과 이상으로 구분·적용되는데, 가격평가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한 저가응찰자 순으로 계약이행 능력을 심사해 이행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낙찰자로 선정한다.
적정 낙찰률은 예정가격의 85% 이상이 유지되도록 설정해 적정 품질과 안정적인 가격을 유도하고 있다.
용역 계약의 경우에는 대상품목이 전산업무 개발, 자료처리 업무 및 지리정보 DB 구축 등의 일부 품목에 한정돼 별도 기준을 제정하지 않고 조달청의 일반 용역 적격심사 세부기준을 준용할 방침이다.
이제까지는 2.1억원 미만 물품 구매계약에 대해서는 최저가 낙찰제를 적용, 2.1억원 이상 규모에 대해서만 적격심사를 시행하고 있어, 2.1억원 미만의 경쟁입찰시 최저가격으로 응찰한 자를 낙찰자로 선정함에 따라 중소기업간 과도한 가격갱쟁으로 적정한 가격 형성이 불가하고 예정가의 50% 이하의 낙찰도 속출하는 문제점이 발생해왔다.
또 적정가 이하로 낙찰·수주한 중소기업의 경영여건 악화와 제품 품질 저하, 그리고 저가 수입제품 납품으로 공공기관의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도 높고, 저가 낙찰에 의한 실례가격 형성으로 차후 입찰에서의 예정가가 하락하고 낙찰가가 추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돼왔다.

공공구매 제도의 효율성과 투명성 강화 
■중소기업 공공구매 종합 정보망 구축·운영 : 정부는 이와 같은 중소기업 제품의 공공구매 확대를 위한 제도와 함께 공공기관 구매행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중소기업에 모든 공공기관의 구매계획과 입찰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공공구매 종합 정보망’을 구축 중에 있으며 올해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종합 정보망은 중소기업자가나 경쟁 의무화 및 관련 제도, 구매목표비율 제도 등의 운영을 온라인화·시스템화하는 작업으로, 중소기업 여부와 계약이행능력 정보, 직접생산 여부 등을 온라인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제품 구매목표비율에 근거한 1백20개 공공기관 및 기타 기관의 구매계획과 입찰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고 정부조달 시스템 및 공공기관의 구매관련 시스템과 연계되어 있어 정확한 중소기업 관련 정보자료 공유가 가능하다.
현재 등록희망 중소기업 2만여 개사의 기업과 제품정보가 등록된 상태이며 추가 등록희망 업체는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정보망에 등록하면 모든 공공기관의 구매계획과 입찰정보를 획득할 수 있으며 연중 모든 공공기관의 입찰에 참여하면 제출서류를 생략하거나 간소화할 수 있다. 회사 제품의 홍보 수단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2007년 이후 中企 제품 구매, 8조원 확대
이제까지 이번에 개정·적용되고 있는 구촉법 시행령과 세부운영방안에 대해 살펴봤다. 중소업계에서는 오랫동안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 제도의 법제화와 최저가 낙찰제 개선을 요구해왔고 공공기관의 구매계획, 입찰정보 획득 문제는 중소업계의 공공구매와 관련한 중요한 애로사항이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와 같은 애로사항을 짚어내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중기청 판로지원과 관계자는 “기존 단체수의계약제도 위주의 중소기업 제품 공공구매 지원 효과는 업종별 조합 중심의 소수 중소기업에게만 집중되어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 개편 이후 연간 80조원을 상회하는 공공구매 제도는 생산활동과 기술개발에 전념하는 건설한 다수의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으로 전환되어 그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자료를 보면 단체수의계약 납품액 5조원의 70% 이상을 2천6백여 개사가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이 관계자는 “내년 이후 공공조달 시장에서의 중소기업 제품 구매규모는 현재보다 8조원 내외의 확대가 예상된다”며 “중소기업 기술개발 제품의 구매도 연간 5천억원에서 8천억원 이상의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문의 : 중소기업청 판로지원과 / 전화. 042-481-4477).
■글·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